센서 설계 플레이그라운드
지금까지 광자, 포토다이오드, 픽셀 구조, 컬러 필터, 광학, 리드아웃, 노이즈, 셔터, ISP를 하나씩 따로 배웠다. 실제 센서 설계는 이 모든 것이 한 장의 스펙시트 안에서 서로 발목을 잡는 일이다. 이 장에서는 스펙시트를 읽는 법부터 시작해, 직접 센서를 “설계”해 보고 두 설계를 나란히 비교한다.
- 이미지 센서 스펙시트의 각 항목이 어떤 물리와 회로에서 나오는지 설명할 수 있다.
- 픽셀 크기·해상도에서 센서 크기와 광학 포맷을 계산하고, 장면 조도에서 픽셀당 전자 수와 SNR을 추정할 수 있다.
- FWC·읽기 노이즈·ADC 비트·변환 이득이 다이내믹 레인지를 어떻게 제한하는지 안다.
- 회절 한계, 나이퀴스트 주파수, 데이터율로 “픽셀을 무작정 작게/많게” 할 수 없는 이유를 말할 수 있다.
- 다이 크기와 웨이퍼당 다이 수(DPW)로 원가를 대략 가늠하고, 응용 분야별 요구사항을 비교할 수 있다.
센서 스펙시트 읽는 법
센서 회사가 고객(스마트폰·카메라·자동차 제조사)에게 주는 첫 문서는 제품 요약서(product brief)와 데이터시트(datasheet)다. 숫자는 20~30줄에 불과하지만, 한 줄 한 줄이 앞 장들의 내용을 압축하고 있다. 아래는 가상의 모바일 메인 카메라용 센서 SB-50M의 요약 스펙이다. 수치는 실제 2020년대 모바일 센서들의 전형적인 범위에서 골랐지만, 특정 제품은 아니다.
| 항목 | SB-50M 값 | 무엇을 뜻하나 · 어디서 배웠나 |
|---|---|---|
| 픽셀 크기 | 1.0 µm × 1.0 µm | 픽셀 피치(pixel pitch). 면적이 1 µm²이므로 같은 조도에서 1.4 µm 픽셀의 약 절반의 광자를 받는다. Ch.03 픽셀 구조 |
| 유효 화소 | 8160 × 6144 (50.1 MP) | 가로×세로 활성 픽셀 수. 가장자리에는 광학 블랙(OB) 픽셀과 더미 픽셀이 추가로 있다. Ch.09 블랙 레벨 |
| 광학 포맷 | 1/1.56" (대각 10.2 mm) | 활성 영역 8.16 × 6.14 mm. “인치” 표기는 옛 촬상관 규격에서 온 관습으로, 대략 대각(mm) ≈ 16 mm ÷ 인치 분모로 환산한다. 렌즈의 이미지 서클이 이 대각을 덮어야 한다. Ch.05 광학 |
| 컬러 필터 | Quad Bayer (2×2 동색) | 같은 색 4개가 모인 배열. 밤에는 4개를 합쳐 12.5 MP·2.0 µm 등가로, 낮에는 리모자이크(remosaic)해서 50 MP로 출력한다. Ch.04 CFA · Ch.10 |
| 구조 | BSI, 2층 적층, 풀 DTI | 배선을 뒤로 보낸 이면 조사형, 로직 웨이퍼를 아래에 붙인 적층형, 픽셀 사이를 깊은 트렌치로 격리해 크로스토크를 줄인다. Ch.03 · Ch.10 |
| 풀웰 용량 (FWC) | 6,000 e⁻ (비닝 24,000 e⁻) | 포토다이오드가 포화되기 전 담을 수 있는 최대 전자 수. 밝은 쪽 한계와 최대 SNR(\(\sqrt{6000}\approx 77\), 37.8 dB)을 정한다. Ch.02 · Ch.07 |
| 읽기 노이즈 | 1.2 e⁻ rms (HCG, 16× 게인) | 빛이 없어도 읽을 때마다 섞이는 노이즈(소스 팔로워, kTC 잔여, ADC). 보통 가장 높은 아날로그 게인에서 측정한 값을 적는다. Ch.07 노이즈 |
| 변환 이득 (CG) | 95 µV/e⁻ (HCG) 24 µV/e⁻ (LCG) | 전자 1개가 FD 전압을 얼마나 바꾸는가, \(CG=q/C_{FD}\). HCG/LCG 두 값이 있으면 이중 변환 이득(DCG) 픽셀이다. Ch.06 리드아웃 · Ch.08 HDR |
| 다이내믹 레인지 | 74 dB (단일 노출) ≥ 90 dB (DCG HDR) | \(20\log_{10}(\text{FWC}/\sigma_{\text{read}}) = 20\log_{10}(6000/1.2) \approx 74\) dB. HDR 모드 수치와 단일 노출 수치를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Ch.07 |
| 양자효율 (QE) | 78 % @ 530 nm (G 채널) | 컬러 필터·마이크로렌즈 손실까지 포함한 “픽셀 전체” QE. 실리콘 자체 QE와 헷갈리지 말 것. Ch.02 QE |
| 암전류 | 5 e⁻/s @ 60 °C | 온도가 약 6~8 °C 오를 때마다 두 배. 폰 내부는 쉽게 50 °C를 넘기 때문에 60 °C 기준으로 적는 경우가 많다. Ch.07 |
| 프레임률 | 30 fps @ 50 MP 120 fps @ 12.5 MP 60 fps @ 4K | 행 단위로 읽는 롤링 셔터라서 라인 타임 × 행 수가 프레임 시간을 정한다. 비닝하면 행 수가 줄어 빨라진다. Ch.08 셔터 |
| ADC | 10 / 12-bit 컬럼 병렬 single-slope | 열마다 ADC가 하나씩 있어 한 행을 동시에 변환한다. 비트 수가 높으면 양자화 노이즈가 줄지만 변환 시간이 \(2^b\)에 비례해 길어진다. Ch.06 |
| 인터페이스 | MIPI CSI-2 C-PHY 3-trio / D-PHY 4-lane | 50 MP × 10 bit × 30 fps ≈ 15 Gbps. D-PHY 한 레인이 2.5~4.5 Gbps이므로 4레인으로도 빠듯하다. Ch.09 |
| 최대 CRA | 35° | 센서 가장자리에서 들어오는 주광선 각도. 렌즈 설계와 반드시 맞아야 하며, 마이크로렌즈를 그만큼 시프트한다. Ch.05 CRA |
| AF | 2×2 OCL 전 화소 PDAF | 한 마이크로렌즈 아래 네 픽셀의 신호 차이로 위상차를 구해 초점을 맞춘다. Ch.10 PDAF |
스펙시트에서 바로 검산해 보기
좋은 엔지니어는 스펙 숫자를 그냥 믿지 않고 서로 맞는지 검산한다. 위 표만으로 다음 세 가지를 확인할 수 있다.
① DR은 HDR 모드 값인지 단일 노출 값인지, ② 읽기 노이즈는 어느 게인에서 쟀는지, ③ QE는 어느 파장·어느 채널인지, ④ FWC는 비닝 값인지 단일 픽셀 값인지 꼭 확인하자. 같은 센서라도 조건에 따라 숫자가 몇 배씩 달라진다. 제대로 비교하려면 측정 조건을 통일한 표준(EMVA 1288)을 따르는 것이 좋다. Ch.07 PTC·EMVA 1288
플레이그라운드의 계산 모델
시뮬레이터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식으로 숫자를 계산하는지 먼저 밝혀 둔다. 모두 앞 장들에서 유도한 식의 교육용 1차 근사다. 실제 설계에서는 렌즈 셰이딩, 마이크로렌즈 각도 응답, 크로스토크, PRNU, 열 노이즈의 주파수 특성까지 넣은 훨씬 정교한 모델을 쓴다.
① 장면에서 픽셀까지: 전자 수
반사율 \(\rho\)인 램버시안 물체가 조도 \(E_{\text{scene}}\)로 비춰질 때, 투과율 \(T\), F-넘버 \(N\)인 렌즈가 만드는 상면 조도는 다음과 같다(먼 물체, 광축 근처 근사). 사진 노출의 기준인 18 % 회색(\(\rho = 0.18\))을 쓴다.
② 풀웰과 노이즈 바닥
풀웰은 포토다이오드 면적에 비례한다고 보고 면적당 풀웰 밀도 \(D_{FW}\)(e⁻/µm²)로 준다. 동시에 FD 노드의 전압 스윙(여기서는 1 V)도 한계를 만든다. 변환 이득이 크면 적은 전자로도 스윙이 가득 차므로, 큰 픽셀일수록 낮은 CG가 필요하다.
비닝은 \(k\times k\) 픽셀의 디지털 합산으로 모델링한다. 신호는 \(k^2\)배, 모든 노이즈 분산도 \(k^2\)배이므로 SNR과 FWC/노이즈 비는 \(k\)배(2×2면 +6 dB)가 된다. 실제 쿼드 셀처럼 FD에서 전하를 합치면 읽기 노이즈가 한 번만 더해져 저조도에서 이보다 조금 더 좋다. HDR 확장은 노이즈 바닥(고이득 경로)은 그대로 두고 포화 용량만 DCG는 4배, LOFIC은 32배로 늘리는 것으로 단순화했다.
③ 광학과 대역폭
설계 플레이그라운드
이제 직접 설계해 보자. 프리셋으로 대표적인 센서를 불러온 뒤 한 번에 하나씩 값을 바꿔 보는 것이 가장 배우기 좋다. 위쪽 그림은 실제 비율로 그린 센서 크기이고, 오른쪽은 픽셀 격자(CFA 색 표시) 위에 렌즈의 Airy 패턴을 같은 축척으로 겹친 것이다. 점선 사각형의 표준 포맷은 “16 mm 규칙”으로 환산한 공칭 크기라서, 제조사가 표기하는 실제 크기와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수치는 모두 교육용 근사다.
이미지 센서 설계 플레이그라운드
| 항목 | 설계 A | 설계 B |
|---|
같은 면적을 작은 픽셀 4개로 나누든 큰 픽셀 1개로 두든, 모이는 광자 총량은 같다. 샷 노이즈만 있다면 합친 뒤의 SNR도 같다. 차이는 읽기 노이즈가 픽셀마다 한 번씩 더해진다는 데서 생긴다. 밝을 때는 샷 노이즈가 압도하므로 작은 픽셀의 해상도 이득을 그대로 누리고, 어두울 때는 비닝으로 해상도를 버리고 SNR을 되찾는다. Quad/Nona 배열은 이 두 모드를 한 센서에서 쓰려는 설계다.
설계 트레이드오프
작은 픽셀 vs 큰 픽셀
| 관점 | 작은 픽셀 (0.6~1.0 µm) | 큰 픽셀 (2~6 µm) |
|---|---|---|
| 해상력 | 같은 포맷에 더 많은 화소, 나이퀴스트 주파수 ↑ | 화소 수 제한, 앨리어싱 억제를 위해 OLPF가 필요할 수 있음 |
| 저조도 SNR (픽셀 단위) | 광자가 적어 샷·읽기 노이즈 모두 불리 | 유리. 1 e⁻ 이하 읽기 노이즈와 결합하면 광자 계수에 근접 |
| 풀웰 · DR | FWC 2~6 k e⁻ → 단일 노출 DR 65~72 dB | FWC 20~100 k e⁻, 대신 CG가 낮아 읽기 노이즈가 커지기 쉬움 |
| 광학 | F/1.8에서도 회절 한계에 걸림, 높은 CRA·크로스토크 대응(DTI) 필수 | 큰 렌즈·긴 광학 거리 필요, 모듈 두께 ↑ |
| 공정 · 원가 | 미세 공정(적층, 풀 DTI), 다이는 작음 | 공정은 여유롭지만 다이 면적이 커서 웨이퍼당 다이 수 ↓ |
해상도 vs 감도: 포맷을 고정하면
폰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모듈 높이가 광학 포맷을 사실상 정한다(렌즈의 초점 거리는 포맷 대각에 비례하고, 모듈 두께는 초점 거리에 비례). 포맷이 고정되면 화소 수 × 픽셀 면적 = 상수다. 50 MP를 200 MP로 늘리면 픽셀 면적이 1/4이 되고, 풀해상도의 픽셀당 SNR은 샷 노이즈 한계에서 6 dB 떨어진다. 그래서 고화소 센서는 거의 모두 4-in-1·16-in-1 비닝 모드를 함께 제공한다. 반대로 같은 픽셀로 해상도를 늘리면 센서와 렌즈가 커지고, 모듈이 “카메라 섬(camera bump)”으로 튀어나온다.
원가: 다이 크기와 웨이퍼당 다이 수
센서 원가의 큰 몫은 실리콘 면적이다. 300 mm 웨이퍼 한 장의 가공비가 정해져 있으므로, 다이가 클수록 한 장에서 나오는 개수가 줄고, 넓은 다이일수록 결함에 걸릴 확률도 커진다. 웨이퍼당 다이 수(DPW)와 수율은 다음처럼 근사한다.
300 mm 웨이퍼 다이 계산기
응용 분야별 요구사항
“좋은 센서”란 없다. 용도에 맞는 센서가 있을 뿐이다. 같은 CMOS 이미지 센서 기술이라도 응용마다 최적점이 크게 다르다.
| 분야 | 핵심 요구 | 전형적 픽셀 · 해상도 | DR · 셔터 | 특기사항 |
|---|---|---|---|---|
| 모바일 | 소형·박형, 고해상도, 저조도, 저전력 | 0.56~1.6 µm, 12~200 MP | 단일 70 dB대 + DCG/DOL HDR, 롤링 | Quad/Nona 비닝, 전 화소 PDAF, 적층 구조, 고CRA 렌즈 대응 |
| 차량 (ADAS·자율주행) | 초고 DR, LED 플리커 억제, 고온 신뢰성, 기능 안전 | 2.1~3 µm, 2~8 MP | 120~140 dB (LOFIC·분할 픽셀·다중 노출), 롤링 | AEC-Q100, ISO 26262(ASIL), 105 °C 이상 암전류 관리, RCCB 등 특수 CFA |
| 의료 | 내시경: 초소형·저발열 / X선: 대면적·저선량 | 내시경 1~2 µm·1 mm 이하 다이 / X선 50~150 µm | 60~80 dB, 글로벌 셔터(X선 동기) | X선은 신틸레이터 + 대면적(웨이퍼 크기) 스티칭 센서, 생체 적합 패키지 |
| 산업 (머신 비전) | 고속, 왜곡 없는 움직임 촬영, 정밀 측정 | 2.5~5.5 µm, 1~25 MP | 60~70 dB, 글로벌 셔터 | 높은 프레임률, 트리거 동기, NIR 감도, 라인 스캔 센서 |
| 과학 (sCMOS·천문) | 극저 노이즈, 선형성, 정량 측정(광자 계수) | 4.6~11 µm, 4~20 MP, 모노 | 85~95 dB, 롤링/글로벌 선택 | 읽기 노이즈 0.3~1.5 e⁻, 냉각으로 암전류 억제, QE 95 %(BSI), EMVA 1288 데이터 |
| 보안 (CCTV) | 야간 감도(NIR), 넓은 DR(역광), 24시간 신뢰성 | 2~3 µm, 2~8 MP | DCG·DOL HDR 100 dB 이상, 롤링 | 850/940 nm NIR QE 향상(두꺼운 Si, 산란 구조), IR-cut 필터 스위칭 |
“자동차 ADAS” 프리셋의 LOFIC을 끄면 DR이 약 30 dB 떨어진다. 터널 출구처럼 밝기 차가 10⁵배를 넘는 장면을 찍으려면 단일 노출로는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보안 CCTV”는 1 lux의 야간 장면에서 픽셀 SNR이 10 dB 남짓이다. 그래서 CCTV는 F/1.4 이하의 밝은 렌즈, NIR 보조광, 긴 노출을 함께 쓴다.
핵심 정리
- 스펙시트의 각 줄은 앞 장들의 물리와 회로에서 나온다. 픽셀 크기 × 화소 수 = 센서 크기, 대각 ≈ 16 mm ÷ 인치 분모, DR = 20 log(FWC/읽기 노이즈), 데이터율 = 화소 × 비트 × fps로 검산하자.
- 상면 조도는 \(E_{\text{img}}=\rho T E/(4N^2)\), 픽셀 전자 수는 QE·면적·노출 시간에 비례한다. 픽셀 피치를 절반으로 줄이면 전자 수는 1/4이 된다.
- 유효 FWC는 포토다이오드 용량과 FD 스윙/CG 중 작은 값이고, 노이즈 바닥은 읽기·양자화·암전류 노이즈의 제곱합이다. 둘의 비가 DR이다.
- 비닝은 해상도를 SNR과 맞바꾼다(\(k\times k\) 비닝 시 SNR \(k\)배). 같은 면적이면 샷 노이즈 한계에서는 픽셀 분할이 손해가 아니다. 손해는 읽기 노이즈에서 생긴다.
- 픽셀이 작아지면 회절 한계 F-넘버(\(2p/2.44\lambda\))가 작아져 렌즈가 해상도를 먼저 제한하고, 화소가 많아지면 데이터율·전력·인터페이스가 병목이 된다.
- 다이 면적은 웨이퍼당 다이 수와 수율을 동시에 떨어뜨려 원가를 면적 이상으로 키운다. 응용마다(모바일·차량·의료·산업·과학·보안) 최적 설계점이 전혀 다르다.
확인 퀴즈
1. 픽셀 피치 0.8 µm, 8000 × 6000 화소인 센서의 광학 포맷은 대략 얼마인가?
2. FWC 6000 e⁻, 읽기 노이즈 1.5 e⁻인 픽셀의 단일 노출 DR에 가장 가까운 것은?
3. 같은 1/1.3" 포맷에서 50 MP를 200 MP로 바꾸면서 다른 조건을 그대로 두었다. 샷 노이즈 한계인 밝은 장면에서 풀해상도 픽셀당 SNR은?
4. 풀프레임 센서에서 변환 이득을 15 → 60 µV/e⁻로 올렸다(전압 스윙 1 V). FWC가 57 k e⁻인 포토다이오드라면 무슨 일이 생기나?
5. 다이 면적이 2배가 되면, 결함 밀도가 일정할 때 양품당 원가는 대략 어떻게 되나?